제노사이드 역사자료관에서 첫 책이 나왔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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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3-03-11 오전 10:09:53 | 조회수 | 564 |
짓밟힌 아르메니아 -대학살에서 살아남은 오로라의 이야기 지은이: 오로라 마르디가니아, 헨리 게이츠 / 옮긴이: 이명아 / 출판사: 평화를품은집 제노사이드역사자료관 / 전화: 010-4353-9381 / 발행일: 2023년 3월 8일 / 가격: 19,800원 / 크기: 152*225 / 쪽수: 240쪽 / ISBN: 979-11-982084-0-8 03910 1, 책소개 전쟁 구술의 고전 《짓밟힌 아르메니아》 20세기 최초의 대량 학살을 세상에 알리다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2015년, 튀르키예는 아르메니아인 대학살을 벌였다. 죽을 고비를 숱하게 넘기고 살아남은 십대 소녀 오로라 마르디가니아는 당시 아르메니아의 하늘 아래에 어떤 비극이 펼쳐졌는지 생생한 이야기를 남겼다. 오로라는 튀르키예가 벌인 끔찍한 대량 학살에서 가족이 살해당하고 사막으로 추방되었다. 추방 길에 납치되어 노예 시장에 팔리고 탈출하기를 반복했다. 때로 심한 채찍질을 당해 의식을 잃기도 하고, 절벽에서 강물로 뛰어들어 도망가기도 했으며, 사막에 숨어 생활하면서 나무껍질 따위를 먹고 버티기도 했다. 말로 다할 수 없는 시련과 고난 끝에 마침내 극적인 탈출에 성공해 미국 뉴욕의 한 아르메니아 가정에 입양되었다. 미국에 도착한 오로라는 자신의 민족이 겪은 수난을 세상에 알리고자 했다. 피로 물든 강을 건너고 시체가 널려 있는 사막을 지나는 추방 길에서 보고 들은 일들을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떠올려 기록을 남겼다. 바로 생존자 오로라 마르디가니아가 말하고 작가 헨리 게이츠가 정리한 《짓밟힌 아르메니아》다. 이는 20세기 최초의 대량 학살 사건을 세상에 알린 중요한 기록 자료이다. 또한 파란만장한 여러 사건들이 펼쳐지며 간담 서늘하고 마음 졸이게 하는 극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짓밟힌 아르메니아》는 구체적인 서술, 풍부한 정보, 인상적인 묘사, 극적인 이야기가 두루 담겨 있다. 나아가 이 요소들이 입체적인 서사 전략과 잘 어우러져 아르메니아인들이 겪어야 했던 비극의 서사적 진실이 아리도록 빛난다. 덕분에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당시의 현장을 진하게 전해 주는 전쟁 구술의 고전으로 남았다. 가슴 졸이며 빠져들어 읽게 되는 이야기 생생하게 전달되는 서사적 진실 이 책에서는 당시 아르메니아인 대학살과 강제 추방이 어떤 장소에서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 구체적인 현장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우선, 튀르키예 당국과 군대?경찰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알 수 있다. 또한 유목 기마 부족들이 아르메니아 소녀들을 납치하고 노예 시장에 판매했으며 잔혹한 학살극을 벌인 일들, 권력을 지닌 무슬림들이 수많은 소녀들을 납치해 강제 개종하고 하렘에서 성착취를 하다가 살해한 일들도 볼 수 있다. 아르메니아 민족 말살 사건의 참혹한 실상을 알 수 있는 정보들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끔찍한 내용으로 점철된 것은 아니다. 극적으로 어머니와 재회하는 장면, 한 튀르크인이 튀르키예 정부를 대신해 사과하며 위험을 무릅쓰고 도움을 주는 장면 등은 각기 다른 색깔의 감동을 준다. 또한 수도원으로 은신하는 장면, 우연히 마주한 미국 영사의 집으로 뛰어드는 장면, 휘파람 소리로 집안의 양치기를 알아보고 그의 도움으로 감방에서 탈출하는 짜릿한 장면이 펼쳐지기도 한다. 책을 펼치면 어느덧 힘 있는 이야기에 빠져들어 읽게 된다. 여기에는 오로라의 인상적인 묘사가 한몫한다. 사건이 벌어지는 상황과 분위기, 사람들의 행동과 표정 등을 인상적으로 전달한다.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 “그들은 차갑고 번득이는 눈으로 우리를 불태울 기세로 바라봤다.”(117쪽) ? “달빛이 창문으로 비치고 있었고 그들이 우리를 보았다. 그러자 우리가 유지하던 고요한 공포의 주문이 깨졌다.”(157쪽) ? “나를 둘러싼 온 세상이 안개 속으로 사라지는 것 같았다.”(194쪽) ? “난 키가 큰 사람이 상체를 굽혀 손을 내 머리 위에 얹는 것을 느꼈다. 갑자기 희뿌연 새벽을 뚫고 해가 내 위로 비치는 것 같았다. 그러고 난 잠에 빠져들었다.”(223쪽) 책을 읽다 보면 영화처럼 생생하게 눈앞에 그려지는 장면들이 많다.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강렬한 경험들이었기 때문에 눈앞에 그려지도록 이야기할 수 있었을 테다. 실제로 오로라의 이야기는 헐리우드에서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힘 있는 이야기 속에 남는 무거운 질문 참혹한 집단 광기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수많은 사건들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서사 전략도 눈길을 끈다. 오로라가 걸어간 긴 동선을 따라서 주변에서 벌어진 사건들과 새로 만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함께 펼쳐진다. 그래서 오로라 자신이 직접 겪은 일뿐만 아니라, 가까이서 지켜본 일과 멀리서 바라본 일, 기나긴 추방 길에서 있었던 사건들과 새로 만난 사람들이 전해준 이야기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즉 풍부한 정보를 입체적인 서사로 잘 정리해 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는 마지막까지 인간으로서 품위를 지키고자 애쓰는 모습과 집단 광기로 치달리는 모습이 종종 대비된다. 그래서 책을 덮고 나면 무거운 질문이 남게 된다. 대량 학살은 왜 벌어지는가? 대량 학살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는 어떻게 정당화되는가? 집단 광기는 어떻게 퍼져나가는가? 대량 학살의 반복되는 역사를 막을 수 있을까? 튀르키예의 아르메니아인 대학살에 독일이 함께했다는 점도 놓치지 말아야 할 사실이다. 이 책에서는 독일 장교들이 무슨 역할을 했는지 볼 수 있다. 1차 세계대전 때 아르메니아인 대학살이 2차 세계대전기의 유대인 대학살의 예행연습으로 보이는 것이다. 기억되지 못한 튀르키예의 아르메니아인 학살은 인류 역사에서 유사한 모습으로 반복되었다.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 한국전쟁 시기 민간인 학살, 코소보 내전의 인종 청소…. 과거를 기억해야 미래는 반복되는 비극이 되지 않을 테다. 우리는 한국전쟁 시기에 튀르키예의 아르메니아 대학살과 꽤나 유사한 모습으로 잔혹하고 거대한 민간인 학살을 겪었다. 이후에도 집단 혐오의 습성은 여전히 한국 사회에 깊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그렇기에 《짓밟힌 아르메니아》는 우리가 진지하게 마주해야 할 책이다. 2, 추천사 아르메니아 학살은 20세기 초에 발생한 대표적인 제노사이드다. 한국인들에게 튀르키예는 6·25전쟁의 우방국이라는 좋은 이미지가 있다. 그러나 튀르키예의 군과 민간인이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특히 1차 세계대전기에 소수 민족인 아르메니아인을 100만여 명 학살한 사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사건의 진상은 아직도 제대로 규명되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은 서아시아 지역의 국제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여전히 튀르키예의 책임을 제대로 묻지 않는다. 잔혹한 사건을 몸으로 겪고 살아남은 오로라의 이야기는 이제 한국인들에게 20세기 학살의 세계사, 특히 6·25전쟁 전후 ‘한국에서 발생한 학살의 예고편’을 접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김동춘(사회학자, 성공회대 교수) 3, 차례 머리말 _ 노라 월른 _ 6 이야기의 서막 아르샬루스,아침의 빛 _ 헨리 게이츠 _ 13 오로라 마르디가니아의 이야기 1. 파샤가 집으로 오다 _ 23 2. 테러가 시작된 날 _ 39 3. 바히바이 베이가 선택을 하다 _ 55 4. 케말 에펜디의 잔인한 웃음 _ 68 *지도와 사진 _ 85 5. 튀르키예 경찰의 방식 _ 93 6. 콘스탄티노플 하렘으로 데려갈 여자 뽑기 _ 108 7. 죽음의 도시 말라티아 _ 121 8. 하지 자포시의 하렘에서 _ 133 9. 습격당한 수도원 _ 145 10. 칼의 게임,그리고 디야르바키르 _ 159 11. “나랑 무슨 상관이야. 난 무척 재밌어!” _ 174 12. 재회와 그 이후,그리고 쉐익 질란 _ 188 13. 바르타베드 노인과 양치기의 휘파람 _ 201 14. 안드라닉 장군의 전갈 _ 215 *사진과 일러스트 _229 *아르메니아 대학살 연표 _237 4, 지은이, 옮긴이 지은이 오로라 마르디가니아 오로라는 1차 세계대전 중인 1915년에 튀르키예가 벌인 끔찍한 대량 학살에서 가족이 살해당하고 사막으로 추방되었다. 노예 시장에 끌려가 팔리고 탈출하기를 반복했고, 사막에서 나무껍질 따위를 먹으며 버텼다. 극적인 탈출에 성공한 그녀는 미국 뉴욕의 한 아르메니아 가정에 입양되었다. 자신이 겪은 끔찍한 일을 세상에 알리고자 《짓밟힌 아르메니아》를 냈다. 헨리 게이츠 《짓밟힌 아르메니아》는 역사의 소중한 자료이자 전쟁 구술의 고전으로, 이는 헨리 게이츠가 오로라의 말을 잘 정리한 덕분이다. 또한 그는 도입글 ‘아르샬루스, 아침의 빛’을 남겨 소수 민족 학살의 성격을 부각시켰다. 옮긴이 이명아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와 독일 프라이부르크 사범대학에서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번역을 하고, 어린이책 관련 강좌를 열며,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좋은 책을 읽어주고 있다. 《참교육자 마리아 몬테소리》,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어쩌면 행운아》, 《날씨 이야기》 외 다수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고, 《그림책, 청소년에게 말을 건네다》(공저)를 썼다. 5, 인상적인 문구 그녀의 눈 속에는 믿기 힘든 고통의 이야기가 쓰여 있었다. _6쪽 후세인 파샤는 이 지역의 감옥 문을 열도록 명령했고, 갇혀 있던 살인자와 노상강도 같은 죄수들이 풀려나 그의 저택으로 이송되었다. 한 시간 뒤에 이 범법자들 각각은 경찰복을 입고 배급된 소총과 총검, 길이가 긴 검을 차고 공공 광장에 정렬하여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_30쪽 집으로 돌아오는 데 한 튀르크인이 나를 멈춰 세웠다. 그는 나에게 같이 가자고 했다. 그가 말하길 “모든 예쁜 기독교인 소녀는 어쨌거나 튀르크인에게 몸을 팔지 않으면 죽임을 당하게 될 테니” 나 또한 그렇게 될 것이라고 했다. 난 할 수 있는 한 가장 빨리 도망쳐 집으로 왔다. 그가 나한테 그런 말을 할 때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사람의 얼굴에서 그런 표정을 본 건 처음이었다. _51쪽 그 누구도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지 못했다. 군인들에게 돌아온 대답은 파샤가 여자들을 강제 이주시키라고 명령했다는 것뿐이었다. 아무도 언제 어떻게 추방당할지 알지 못했다. _58쪽 크루드인이 탄 말들이 깜짝 놀란 수많은 여자들을 향해 몸을 낮추면서 전속력으로 질주해 왔다. (…) 그는 나를 거칠게 잡아채서 옷을 찢어 던지고 내 머리를 세게 쳤다. 그러고 나서 짧게 명령을 내리고 잽싸게 나를 그의 말에 가로로 던져올리고 뒤로 뛰어올랐다. 난 비명을 지를 틈도 없었다. 그는 순식간에 나를 태우고 평야를 가로질러 거칠게 질주했다. _69~70쪽 “하나님이 미치셨어. 우리는 버림받았어!” 우리가 겁에 질려 우물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이런 말소리가 들렸다. (…) 길을 따라 누워 있는 아르메니아인들의 시신을 마주하자, 바델리의 아내는 갑자기 이성을 잃은 것이다. “하나님이 미치셨어. 난 당신들한테 미쳤다고 말하겠어. 미쳤어. 미쳤어. 미쳤다고!” _93~94쪽 나는 언니를 안고 한참이나 울었다. 그때 내게 반드시 해야 할 일이 떠올랐다. (…) 언니를 야영지 옆쪽으로 옮겨가 맨손으로 땅을 파서 묻었다. 비좁은 모래 구덩이에 불과했다. 나는 한참이나 헤맨 끝에 나뭇조각을 발견해서 작은 십자가를 만들었고 언니 손에 쥐여 주었다. _101쪽 강이 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계곡은 수천 구의 시체가 묻히지 않고 남겨진 거대한 무덤이 되었다. 산길도 죽은 이들로 넘쳐났다. 흑해와 티그리스 강가에 집이 있는 부유한 튀르크인들은 모두 첩을 하나나 그 이상 새로 얻었다. 이 도시로 오는 길에서 납치된 아르메니아 소녀들이었다. _122~123쪽 안전한 곳에 있는 지금도 난 때때로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밤 시간이면 비명 소리가, 심지어 나를 둘러싼 친구들이 지르는 비명 소리가 나를 덮치면 귀를 틀어막아도 그 소리를 듣지 않을 수가 없다. _163쪽 갑자기 모든 것이 조용해졌다. 우리는 멀리 떨어진 뾰족탑에서 나오는 소리를 거의 들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침묵을 통해 이슬람 기도 시간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끔찍한 도살의 한가운데에서 체첸인들은 본능적으로 기도 시간을 알리는 소리를 들었고 메카를 향해 무릎을 꿇고자 살육을 멈췄다. 그날 아침 그 노상강도들이 알라에게 은혜와 칭찬의 기도를 암송하는 동안, 내가 얼마나 의구심에 빠졌는지 또렷이 기억난다. _163~164쪽 칼을 꺼냈다. 다시 납치되기보다 자살하는 것이 나을지도 몰랐다. _172쪽 그들은 나를 별채의 지하 감방으로 데려갔다. 난 하늘밖에 볼 수 없었다. 짓밟힌 아르메니아에서 수많은 비극으로 뒤덮인 하늘이었다. (…) 그러던 어느 날 밤, 너무 여러 날이 지나 날짜를 헤아리지 못하고 있을 때, 하나님은 지하 감방 창문으로 나타나셨다. _212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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