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이와 보름달/ 존 쇤헤르 글/ 제인 욜런 글/ 시공주니어 "부엉이와 보름달은" 미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시인과 일러스트레이터가 만들어 낸 걸작입니다. 1997년에 우리 나라에 소개 되었어요, 그동안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권장독서 목록에도 단골로 등장하는 작품이지요. 너무 유명한 책은 오히려 표지만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만난 김에 꼼꼼히 읽어봅니다. 가슴이 벅차네요. "부엉이와 보름달"을 다시 만난 그 날은 눈이 솜사탕처럼 보슬보슬 내리던 날이었습니다. 수채화의 투명함이 산 너머 저 쪽 큰 나무 뒤에 펼쳐지는 아련한 풍경까지도 비쳐내는 듯합니다. 수채화로 그려 낸 눈길은 눈이 시릴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컴컴한 숲 빈터에는 보름달이 높이 떠 있습니다. 큰 나무아래 아빠와 딸은 아주 작고 작아 보입니다. 거대한 자연앞에 숙연해지는 느낌입니다. 간결한 문장이 주는 힘이 이런것인가 봅니다. 한 줄 한 줄 힘있게 절도있게 텍스트를 따라갑니다. 읽으면서 내내 내가 주인공이 되어 뿌듯하고 자랑스럽고 듬직하고 행복해졌습니다. 이 아이가 사는 마을에서는 부엉이를 보러 가는것이 일종의 통과의례입니다. 아이들은 누구나 다 어른들의 세계를 동경하지요. 어른의 세계를 넘다보고 싶어하기도 하고 조금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하고 조바심을 내기도 합니다. 어른이 된다는것은 무엇일까요? 부엉이를 만나러 갈 수 있는 어린이는 추위를 참을 수 있어야하고 침묵 할 줄도 알아야 하고 쉽게 실망하지도 않아야 하고 용기도 내고 인내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상으로 나가는 첫관문이지요 마치 20살이 되면 성인식을치르듯 이 마을에서는 달 밝은 보름달 밤 혹독한 추위를 견디며 부엉이를만나러 가는것이 성인식과 같은 하나의 통과의례였습니다. 부엉이를 만나러 다녀온 언니 오빠들을 보면서 주인공은 떨리는 마음으로 이 날을 기다렸습니다. 세상문을 나서는 아이들이 반드시 품어할 가치를 자연속에서 배운다는것은 분명 멋있는일입니다. 살다보면 힘든일도 있도, 참아야 하는 날들도 있고, 침묵해야 하는 날들도 있겠지요 때로는 기대와는 달리 빈손으로 돌아오는 날들도 있겠지요. 혹독하게 추운 날 아빠와 함께 부엉이를 만나러 간 이 날의 기억은 앞으로 이 아이가 세상을 만날 때 큰 버팀목이 되어 주리라 생각됩니다. 어른이 된다는건 이런것입니다. 어슬프게 어른 흉내를 내녀 밤거리를 쏘 다니는것이 마니 어른이냥 생각하는 아들, 딸을 보면서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통과의례를 만들어주었는지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른이 된다는건 힘들기도 하지만 가슴 벅찬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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